크리티컬 체인법과 버퍼 관리
작업마다 넉넉하게 기간을 잡았는데도 프로젝트가 늦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여유를 두었으니 일정을 지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여유가 어디선가 사라집니다. 크리티컬 체인법(Critical Chain Method)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일정 관리 방법입니다. 작업마다 숨겨 둔 여유를 모아 한곳에서 관리하자는 생각입니다.
여유는 왜 사라지는가
작업 기간을 추정할 때 사람들은 보통 일이 꼬일 경우까지 생각해 여유를 붙입니다. 그런데 이 여유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쓰여 버리기 쉽습니다.
- 학생 증후군: 마감이 넉넉하면 시작을 미루다가 막판에 몰아서 합니다.
- 파킨슨의 법칙: 일은 주어진 시간을 다 채울 때까지 늘어납니다.
- 일찍 끝나도 넘기지 않음: 작업이 일찍 끝나도 다음 작업으로 바로 넘기지 않아, 빨리 끝난 이득이 뒤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 멀티태스킹: 한 사람이 여러 작업을 오가며 하면 각 작업이 늦게 끝나기 쉽습니다.
결국 늦어진 작업의 지연은 뒤로 전달되고, 빨리 끝난 작업의 이득은 전달되지 않습니다.
크리티컬 체인법의 생각
크리티컬 체인법은 엘리야후 골드랫(Eliyahu Goldratt)이 제약 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s)을 프로젝트에 적용해 제안한 방법입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작업 기간을 공격적으로 잡습니다. 각 작업에서 여유를 빼고, 절반 정도의 확률로 끝낼 수 있는 기간으로 추정합니다.
- 뺀 여유를 버퍼로 모읍니다. 프로젝트 끝에 프로젝트 버퍼를 두고, 크리티컬 체인으로 합류하는 경로 끝에는 합류 버퍼를 둡니다.
- 자원 충돌까지 반영한 가장 긴 경로를 봅니다. 작업 순서만 보는 주공정과 달리, 같은 사람이 동시에 두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제약까지 반영한 경로가 크리티컬 체인입니다.
작업마다 여유를 따로 두면 각자 다 써 버리지만, 한곳에 모아 두면 늦은 작업과 빠른 작업이 서로 상쇄되어 전체 여유가 덜 필요해집니다.
버퍼로 진척을 읽는다
크리티컬 체인법에서는 작업 하나하나의 날짜보다 버퍼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봅니다. 흔히 버퍼를 세 구간으로 나누어 관리합니다.
- 초록: 버퍼 소모가 진척에 비해 적습니다. 그대로 진행합니다.
- 노랑: 소모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원인을 살피고 대응을 준비합니다.
- 빨강: 이대로면 마감을 넘깁니다. 바로 대응합니다.
진척률과 버퍼 소모율을 함께 그려 보면, 지금 일정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도입할 때 주의할 점
크리티컬 체인법은 사람의 습관을 바꾸는 방법이라 절차만 바꿔서는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작업 기간을 공격적으로 잡았다고 해서 늦게 끝난 사람을 탓하면, 다음부터 다시 여유를 숨기게 됩니다. 일이 끝나면 바로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릴레이 방식, 한 번에 한 작업에 집중하게 하는 원칙, 버퍼로 판단하는 경영진의 이해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정리
크리티컬 체인법은 작업마다 숨긴 여유를 빼서 프로젝트 버퍼와 합류 버퍼로 모으고, 자원 충돌까지 반영한 가장 긴 경로를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진척은 버퍼 소모로 읽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 문화와 릴레이 방식을 함께 갖춰야 효과가 납니다.
참고(확인 2026-10-03)
- Goldratt, E. M., Critical Chain, 1997
- Parkinson, C. N., “Parkinson’s Law”, The Economist,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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