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D(Jobs To Be Done):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산다고 해서,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우리 제품일까요? 유명한 비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벽에 뚫린 구멍을 원한다.” 마케팅 학자 Theodore Levitt가 인용해 알려진 말입니다. 더 나아가면 구멍조차 아니라 “선반을 걸어 정돈된 공간”을 원하는 것이죠.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이렇게 파고드는 사고 틀이 JTBD입니다. 프로덕트 센스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프레임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JTBD를 정리하겠습니다.
JTBD란 무엇인가
JTBD(Jobs To Be Done)는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Job)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을 고용(hire)한다”고 보는 사고방식입니다. 즉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으로 이루려는 목적이라는 관점이죠. 제품을 ’고용’하고 ’해고’한다는 표현과 아래의 세 차원 설명은 Clayton Christensen 등이 발전시킨 JTBD 이론에서 온 것입니다.
앞의 비유로 돌아가면, 고객이 드릴을 사는 이유는 드릴이 좋아서가 아니라 “구멍을 뚫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구멍을 더 쉽게 만드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고객은 기꺼이 드릴을 버리고 그것을 택할 것입니다. 고객이 충성하는 대상은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Job’, 즉 이루려는 일입니다.
왜 JTBD가 강력한가
JTBD가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서 강력한 이유는, 시야를 근본적으로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제품 중심으로 생각하면 “우리 제품을 어떻게 개선할까”에 갇힙니다. 하지만 JTBD로 생각하면 “고객이 이루려는 일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더 잘 도울까”를 묻게 됩니다. 이 관점의 전환이 혁신을 낳습니다. 기존 제품의 틀을 벗어나, 고객의 진짜 목적을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상상할 수 있게 되죠.
또 JTBD는 진짜 경쟁자를 드러냅니다. 고객의 ’Job’을 기준으로 보면, 전혀 다른 종류의 제품도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의 일을 해결하는 모든 대안이 경쟁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Job의 세 가지 차원
고객의 Job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이를 함께 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능적 차원은 “무엇을 해내려 하는가”입니다. 실질적으로 완수하려는 과제죠. 벽에 구멍을 뚫는 것 같은 것입니다.
감정적 차원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싶은가”입니다. 그 일을 통해 얻고 싶은 감정입니다. 정돈된 공간에서 느끼는 만족감 같은 것이죠.
사회적 차원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입니다. 그 일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갖는 의미입니다.
많은 제품이 기능적 차원만 봅니다. 하지만 감정적, 사회적 차원까지 이해하면,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훨씬 온전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 숨은 차원이 구매 결정을 좌우합니다.
JTBD를 실무에 적용하기
JTBD를 실무에 쓰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고객을 이해할 때 “이 사람이 우리 제품으로 진짜 이루려는 일이 무엇인가”를 계속 묻는 것입니다.
인터뷰할 때도 “우리 제품이 좋은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왜 이것을 쓰게 됐는가”, “이것으로 무엇을 이루려 했는가”를 파고듭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고용한” 이유와, 이전에 무엇을 “해고했는지”를 이해하면, 그들의 진짜 Job이 드러납니다.
이 사고를 반복하다 보면, 표면적 요청 너머의 진짜 필요를 읽는 감각, 즉 프로덕트 센스가 자랍니다. 그래서 JTBD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도구이자 PM의 감각을 훈련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마무리
JTBD는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이루려는 일(Job)을 위해 제품을 고용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시야를 제품에서 고객의 진짜 목적으로 넓혀줍니다. Job의 기능적, 감정적, 사회적 차원을 함께 보면 고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를 반복해 물으면 진짜 필요를 읽는 프로덕트 센스가 자랍니다.
고객의 진짜 필요를 파악했다면, 그것을 팀이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할 차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페르소나와 고객 여정 지도를 다루겠습니다.